국내 스트리트 캐주얼이 프리미엄을 더해 ‘퀀텀점프’를 추진한다. 전문 아이템을 히트 시키며 근 3~4년 간 100억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한 이들은 고유의 브랜딩 전략에 새로움을 불어 넣으며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은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위한 브랜딩에 힘써왔다.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이 난립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공고히 베스트 브랜드 자리를 유지하는 ‘LMC’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등의 브랜드 이면에는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가 있다.
‘라이풀’ ‘LMC’를 전개하는 신찬호 레이어 대표는 “다양한 디자인부터 판매 방식, 협업, 오프라인 이벤트 등의 모든 행위는 브랜딩의 일환이다.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는 이런 행동까지 가능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주는 것은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이다. 협업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유명 브랜드와 함께 했다는 상징성 하나 만으로도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물론 신뢰감이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협업으로 전 세계가 이 같은 협업의 힘을 몸소 체험한 바 있다.
‘LMC’가 ‘나이키 풋볼 스튜디오 서울’ 협업으로 제작한 커스텀 축구 저지 |
‘나이키’ ‘리복’이 먼저 찾는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은 ‘나이키’ ‘리복’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만나 캐주얼에 액티브한 요소를 부여했다. 이는 상품 카테고리의 확장과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LMC’와 ‘디스이즈네버댓’은 ‘나이키’와 협업한 ‘유이(二)’한 브랜드다. ‘나이키’는 1등 스포츠 브랜드일 뿐만 아니라 스트리트 패션의 선두에 선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나이키’는 국내에서도 스트리트 패션 마케팅을 위해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에 손을 내밀고 있다.
‘LMC’는 ‘나이키’의 이벤트 파트너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 16일 진행한 ‘나이키 풋볼 스튜디오 서울’ 행사는 월드컵을 기념해 축구 유니폼에 ‘LMC’의 커스텀 디자인을 제공했다. 그저 운동복이었던 축구 유니폼은 ‘LMC’의 손을 거쳐 트렌디한 스트리트 웨어로 재해석됐다. 이 행사는 ‘LMC’와 ‘나이키’의 세 번째 협업 행사였다.
소민호 레이어 팀장은 “‘LMC’는 이제 브랜드 독립 2년차의 신진 브랜드이지만 ‘나이키’와의 협업으로 브랜드의 가치가 한층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며 “해외에서도 ‘LM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편집숍 사이즈(size)는 1억원대 물량을 오더하기도 했다. ‘나이키’가 관심을 갖는 국내 스트리트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임을 증명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라고 말했다.
배럴즈(대표 윤형석)의 ‘커버낫’은 ‘리복’과의 협업 컬렉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부분의 협업 컬렉션이 마케팅 차원으로 10개 내외 스타일의 캡슐 형태였던 것에 반해 ‘리복X커버낫’은 대물량의 협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그만큼 ‘커버낫’이 보여준 판매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디스이즈네버댓’은 지난 3월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나이키’의 에어맥스270을 활용한 그래픽 티셔츠를 선보이며 이슈가 됐다. 런웨이도 나이키코리아의 후원을 받아 모델들이 착용한 신발도 대부분 ‘나이키’의 제품이었다.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공개된 ‘나이키X디스이즈네버댓’(오른쪽) |
‘나이키 풋볼 스튜디오 서울’ 행사에서 ‘LMC’ 로고를 활용해 커스텀 져지를 만드는 모습 |
고급 소재로 글로벌 경쟁력 제고
고가의 고급 소재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어텍스. 이제는 스트리트 캐주얼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올 추동 시즌 고어텍스와 협업한 윈드 브레이커 상품을 출시한다. 기존의 고어텍스 제품과의 차별점이라면 스트리트 패션에 입각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팔 부분에 뚜렷한 고어텍스 로고를 새겼고 레트로 무드의 컬러 블록으로 디자인했다.
한 아웃도어 기업 관계자는 “고어텍스는 과거 고급 소재를 찾았던 소수의 소비자가 찾는 추세로 출시되는 수량도 점점 적어지고 있다. 고어텍스가 스트리트 패션화 된다면 현재의 젊은 소비자에게 새롭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대표 김현지)의 ‘앤더슨벨’은 울마크 컴퍼니와 손을 잡았다. 울 코트로 스타덤에 오른 브랜드인 만큼 울마크와의 파트너십으로 상품 퀄리티와 글로벌 인지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앤더슨벨’은 협업 첫 시즌인 지난해 겨울 울마크가 지원하는 캐시미어, 알파카, 울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제품군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최정희 스튜어트 상무는 “‘앤더슨벨’은 글로벌에서 승부할 수 있는 요소로 소재를 꼽았다. ‘울마크’와의 협업은 이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등 해외 바이어도 최근 아우터에 대한 관심과 오더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공개된 ‘디스이즈네버댓X고어텍스’ |
울마크 컴퍼니와의 협업을 시작한 ‘앤더슨벨’. ‘앤더슨벨’ 상품에는 지난 겨울 시즌부터 울마크 컴퍼니의 택이 부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