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중국 전략은 허셰(和諧)

25년 전인 1985년 9월 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뉴욕에 모여 당시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한 일본의 환율을 강제로 조정했던 ‘플라자 합의’의 위세에 비해 지난달 천년 古都 경주에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모여 결의한 내용을 보면 중국이 자국의 ‘환율 현실화에 노력한다’이지 과거 일본의 예처럼 2년 간 두 배까지 절상됐던 서구의 일방적 조정을 다시 한번 연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결론난 것 같다.
이러한 사실에서 볼 수 있듯 지금의 중국은 과거 80년대 고도성장 경제대국 일본과는 급수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중국은 상대하기 버거운 공룡이 되었다는 사실을….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이란 공룡 국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패션인으로서 우리 업계가 십 수년간 공들여 공략해온 중국 패션시장 속의 현재 한국 패션의 위상을 보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게 꽉 막힌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50여 개 가까운 브랜드들이 중국에서의 성공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매진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국시장 회의론처럼 일부 기업에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몇몇 기업들의 외양적인 결과만을 놓고 반드시 그러한 기업들의 접근 방식이 옳다 그르다를 논할 처지도 못 되는 것 같고, 단기간의 과정만으로 결과의 성공, 실패를 논하는 것도 잘못된 인식임에 틀림없으므로 중국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우리 업계가 계속 노력해야 할 과제라는 점은 분명할 것 같다.
빠르게 진행중인 중국의 도시화·패션화! 2010년 중국 인구 센서스 자료에 나타난 중국의 도시별 인구를 보면 인구 백만 이상 도시가 196개, 500만 이상 도시가 65개이고 여기에 1000만 이상 도시가 6개로 나타나 예상보다 빠르게 본격적인 도시화로 접어들고 있다는 결과를 알 수 있게 해준다.
2005년 자료에서는 2010년의 중국 도시화는 인구 백만 이상 도시를 120개 정도로 예측했었는데 이때의 예상보다 60%나 더 빠르게 중국의 도시화가 진척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고, 이러한 결과는 점점 더 패션 국가로 중국이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안 마켓 비중 70% 이 중 한국이 절대 비중 느린 행보 속 치밀한 전략
이렇게 점점 성숙해 가는 중국의 패션 시장을 공략해야 되는 우리 업계 입장에서 사실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무모한 시장에의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국인의 저력과 한국 패션 산업에 잠재되어있는 능력을 최대한도로 이끌어내어 발휘한다면 그리 무망한 기대만은 아니리라 본다.
이런 관점에서 일본의 「유니클로」가 구사하고 있는 해외 시장 전략을 참조해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신중하게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사의 2009년 결산 자료를 참고해보면, 「유니클로」의 해외 비즈니스 매출 비중은 아직도 5.8% 정도에 머무르고 있지만 전년비 성장세는 28.8%로 전체 성장세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중 아시안 마켓의 비중이 70%로 절대적이며 또한 이중 절대 비중을 한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지만 서서히 중국과 홍콩의 비중이 커질 것은 틀림 없다고 본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유니클로」의 신중한 중국 접근 전략에 대해 분석하고 그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해 참조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규모도 갖추고 나름 능력도 있어 보이는 「유니클로」의 2009년까지 중국대륙 내 매장 수는 33개에 불과하다. 올해의 목표도 연말까지 62개에 머무르니 넓은 땅덩어리 중국 대륙에서 펼쳐지는 행보치곤 우리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국에서의 목표도 연말까지 52개 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유니클로」의 중국 전략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철저하게 우리 시각에서 본다면) 그러나 분명 이들의 느려 보이는 행보 속에는 치밀하게 짜인 전략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유니클로」의 힘은 Branding에서! 「유니클로」의 해외 전략과 제1장은 상품이 아닌 브랜딩으로 접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니클로」는 철저한 아이덴티티에 기반을 둔 브랜드 구축 작업을 실시했다.
「유니클로」의 첫 번째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은 1997년경 부터로 판단된다. 당시 최악의 경제 상황에 놓인 일본에서의 생존을 위해 「유니클로」는 미국의 「갭」의 형태를 따르는 SPA형 브랜드 전략을 구축하면서 지금의 「유니클로」 영문 로고체와 로고 칼라를 완성한다.
또한 일본의 저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다나카 노리유키(田中紀之)에게 CM을 의뢰해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한다. 이 적극적 브랜딩의 결과는 다음해인 1998년 「유니클로」 사상 최초의 도심형 점포인 도쿄 하라주쿠 매장으로 나타나면서 「유니클로」의 신화의 시발을 알리게 된다. 이때의 브랜딩은 「유니클로」가 주변 창고 매장에서 도심형 핵심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준비였다. 두 번째 「유니클로」의 브랜딩 전략은 해외진출 계획과 맞물려 진행되었다.
1999년 플리스 선풍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유니클로」는 해외시장 진입을 위한 첫 번째 계획으로 「NIKE」의 ‘JUST DO IT!’으로 유명한 미국의 광고기획사 W+K(Wieden&Kennedy)와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딩 작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 결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유니클로」가 호기 있게 추진했던 첫 번째 해외진출 계획이 무참한 실패를 맛본 때문이었다. 영국 런던에 진출하고 중국 상하이 난징루에 진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야나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는 수모를 겪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그렇지만 W+K와의 브랜딩 과정에서 「유니클로」는 많은 학습결과를 얻게 된다. 「유니클로」의 동시대 문화와 결합하기 위한 ‘컬처 마케팅 유전인자’가 이 시기 W+K의 브랜딩 작업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 될 것 같다.
아티스트, 디자이너 제휴 / 컬쳐 마케팅 유전자 조성 / 젊은 아이덴티티 유지
「유니클로」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글로벌을 추구하며 진행시킨 몇 건의 프로젝트 중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은 「H&M」 같은 브랜드들에 가려 그리 빛을 보지 못했지만 ‘UT 프로젝트’나 ‘UNIQLOCK 프로젝트’ 같은 시도는 볼륨 브랜드들이 십게 빠져버릴 수 있는 현상인 주 구매계층 위주의 마케팅 플랜을 거부하고 가장 역동적인 층을 타겟으로 하는 컬처마케팅을 시도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젊게 유지하도록 만든 훌륭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브랜딩은 광고? 이러한 일련의 시도를 본다면 「유니클로」의 브랜딩은 광고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유니클로」 브랜딩의 표현 혹은 브랜드와 시장의 연결 매개인 미디어의 실제를 보는 것에 불과하다.
분명한 것은 브랜딩은 상품을 통한 인식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는 인식 수단을 구축하는 것이 브랜딩이라는 것이다. 분명 초기 「유니클로」가 플리스를 통해 인식시켰고 최근 들어선 히트텍이란 이너웨어를 통해 인식을 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므로 상품을 통한 브랜딩을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유니클로」의 브랜딩은 기초적인 접근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브랜드 컬러를 기존의 퍼플에서 일본 국기에서 내세우는 레드로 변경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임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기존 영문로고 옆에 가타가나로 새로 만든 로고를 병기하면서 일본의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자국 내에서 조차 패션성을 경시한 품질 위주의 브랜드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도쿄걸즈컬렉션(TGC)에 마스터 스폰서로 나서면서 야마다 유우(山田 優)나 후지와라 노리카(藤原 紀香 ) 같은 대중 스타를 동원해 여성 이미지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니클로」 브랜딩의 핵심은 플래그십 전략이다.

「유니클로」 브랜딩 핵심은 플래그 십 전략 「유니클로」는 2006년 최초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뉴욕 소호에 오픈한 이후 런던, 파리, 상하이와 함께 4 개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운용하면서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으로 고품질의 베이식 스타일을 추구하는 「유니클로」가 명확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추구함으로써 「H&M」 「ZARA」 「GAP」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2020년 5조엔 매출 계획 중 3조엔을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원대한 목표가 야나이 회장의 「유니클로」 글로벌 구상의 핵심이다.
이러한 구상 속에서 드러나는 핵심 전략이 바로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이다. 최초 「유니클로」가 런던 시장에 등장한 2001년 9월 그들의 매장은 핵심지역이 아닌 외곽에서의 출발이었다 그러나 철저한 실패를 맞보고 난 후 「유니클로」는 런던에서의 핵심지역인 리젠트 스트리트에 다시 오픈했고, 2006년 뉴욕에 진출할 당시에도 기존 뉴저지의 4개 점포를 철수하고 뉴욕 맨하탄의 핵심 소호의 패션 스트리트에 오픈한다.
같은 해 중국에서도 2002년 난징둥루의 그저 그런 지역에서 시작했던 유니클로 차이나는 기존의 실패를 인정하고, 상하이 푸동의 대형 쇼핑센터인 정따광창에 1200 m²의 대형 매장을 열어 재차 본격적인 중국 전략을 가동했으며,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5월에는 난징시루의 핵심 상권에 초호화 매장을 개설해 중국 진출 이후 최초의 플래그십 전략을 통한 본격 확대를 구사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유니클로」의 여정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처럼 「유니클로」에 있어서 플래그 십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브랜딩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전략은? 「유니클로」의 글로벌 전략을 정리하면 아주 단순하고 명료하다. 그 첫째는 일본에서의 경험과 능력을 극대화시키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상품개발과 기획, 마케팅 그리고 셀링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프로세스에 일본시장에서 축적된 능력을 발휘한다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전략이다.
두 번째로는 일본시장에서의 KSF(핵심성공요소)를 복제하여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KSF가 상품과 고객 서비스, 스토어 운용에 있다고 보고 이러한 그들의 KSF 유전자를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복제한다.
세 번째로 철저한 현지화. 「유니클로」는 해외 사업의 성공요인으로 필수적인 요소는 핵심 경영층까지 현지인력을 양성하는데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잣대로 「유니클로」는 리더십, 동 산업에서의 경험, 그리고 현지 시장과 문화 트렌드에 대한 감각을 내세우고 철저한 현지화를 시도한다.
여기에다가 현지 파트너와의 견고한 신뢰관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포함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전략이 브랜딩과 관련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유니클로」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유니클로」의 모든 것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고 플래그십 스토어에 그들이 가진 상품과 VMD, 그리고 점포 운영의 모든 것을 쏟아 넣는다.
상품은 저가의 베이직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그들의 표현대로 우아하고 럭셔리한 공간에서의 시간 경험을 준다는 것이 「유니클로」가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에 매달리는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플래그십 전략 외에 그들은 지역 환경에 맞는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처럼 플래그십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지역에서의 절대 강자와 결합하는 것도 그들의 주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유니클로」의 해외 전략을 분석해 보면서 우리 기업들의 방식과 어쩔 수 없는 비교를 하게 된다. 지금 중국 패션시장에 전환점이 생기고 있다고 판단들 하고 있다. 바로 유니섹스의 태동이라는 본격적인 캐주얼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시그널들이 많은 곳에서 발견 된다.
본격적인 시장 확대도 따라 올 것이고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나타날 것 같은 이 시점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전략을 갖추는데 시간, 인력, 비용 투자 좀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김묘환 CMG 대표>
[출처 : 패션인사이트-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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