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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음 훤히 꿰뚫어 보는 2명의 남자
기사입력 2010-10-27 오전 10:30: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최경원이 바라본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 - 돌체 앤 가바나





약간의 광택이 도는 몸에 잘 맞는 섹시한 검정 재킷을 입은 여성이 있다. 섹시하면서도 도도한 매력이 풍긴다. 열린 재킷 안으로 호피무늬의 안감이 살짝 보인다. 돌체 앤 가바나 하면 떠오르는 여성상이다.

호피무늬 
가을이 오고 호피무늬도 왔다. 호피무늬는 말 그대로 호랑이 털가죽 맹수의 가죽 무늬를 옷의 패턴으로 옮겨온 것이기 때문에 그 특유의 강한 개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따라서 많은 여성들이 입고는 싶은데 자칫 오해되어 섹시에서 천박의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무늬이기도 하다. 이러한 호피무늬의 이중성 때문에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웠던 여성들이라면 돌체 앤 가바나의 컬렉션에서 영감을 얻어볼만하다.

첫 시작은 사진 ①-1처럼 스카프의 무늬로 할 수 있겠다.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좁아 큰 부담 없이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 몸 전체가 호피무늬라면 용맹스러움, 사나움, 잡아먹힘 등의 이미지를 풍기겠지만 이 정도면 귀여운 새끼 고양이 정도처럼 앙증맞아 보일 수도 있다.

작은 스카프로 호피무늬의 세계에 입문했다면 일반적인 호피무늬 색이 아닌 색을 사용하여 그 느낌을 반감시켜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호피무늬는 그 특유의 색 배합, 즉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무늬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검정과 흰색의 조합만큼은 아니더라도 황갈색과 검은색의 명도차도 은근히 커서 그 특유의 화려함이 배가되는 면이 없잖아 있다. 따라서 그 색을 조금 변형시켜주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안겨 주기도 한다.

사진 ①-2에서처럼 바탕색의 명도와 채도를 낮춰 은은히 우러나오는 느낌만 살리는 것이다. 검은 반점이 거의 묻힐 정도로 어두운 보라색을 바탕색으로 사용하여 은근하게 호피무늬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코트처럼 몸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더라도 시각적으로 덜 부담스럽고 고급스럽게 취향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명심할 점은 사진속의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이 예쁘다고 나도 짙은 보라색의 호피무늬 코트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분명 사진속의 모델은 완벽하게 옷과 하나가 됐지만 그것은 그녀가 하얀 얼굴의 금발 머리를 가진 백인이기 때문이다.

코트와 피부색의 색상과 명도가 강하게 대비를 이뤄 보는 사람에게 시각적 쾌감을 준 것이다. 동양인이 저 코트를 입는다면 얼굴이 더욱 노랗게 보일 공산이 크다. 짙은 회색이라면 채도대비를 이뤄 얼굴을 환하게 보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옷을 입을 때,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다. 색의 변화로 호피무늬의 활용 중급과정을 통과했다면 호피무늬를 다양하게 변형해서 입는 방법을 시도해 보자.

사진 ①-3은 도트무늬와 호피무늬를 겹쳐서 연출했다. 도트무늬의 발랄한 인상과 호피무늬의 개성이 어우러져 새로운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이때 전체적인 색을 검정과 하양으로 통일해서 치마부분의 호피무늬와 도트무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처럼 느껴진다. 호피무늬 본연의 색을 썼다면 한 벌로 보이기보다는 다른 두 문양을 생각 없이 겹쳐 입은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 옷에서 놀라운 점은 또 있다. 분명 이 원피스의 상의와 호피무늬, 도트무늬의 하얀색들이 완전한 하얀색이 아니란 점이다. 미묘하지만 분명 도트무늬의 하얀 바탕색은 붉은 기가 도는 아주 연한 회색이다.

따라서 새틴 질감의 전체적인 원피스가 일반적인 블랙 앤 화이트의 쌩한 느낌보다는 따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보통 의상이 블랙 앤 화이트의 조합이라면 나머지 액세서리도 블랙 앤 화이트로 맞춰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듀오 디자이너는 분명 속이 비치는 검정 스타킹을 신었을 때 명도가 높아져 갈색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고 갈색 스웨이드 구두와 가방을 매치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세한 부분까지 색을 조정을 해주었기 때문에 이 옷을 당연하게 아름답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니 얼마나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남자들인가.

사진 ①-4는 호피무늬와 꽃무늬를 믹스 앤 매치한 경우다. 이렇게 다른 무늬를 같이 입을 때는 공통적인 색, 여기서는 빨강과 검정으로 했듯이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상의와 하의가 아무 연고 없이 그냥 있는 대로 주워 입은 것처럼 보일 공산이 크다. 호피무늬를 무늬 중의 하나로 생각할 경우, 사진 ①-5처럼 전체적인 통일감이 지루해 보인다면 이렇게 같은 무늬, 다른 크기로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멀리서 보면 상의의 작은 무늬는 조밀함 때문에 무늬로 인식되기 보다는 회색의 덩어리로 느껴지고, 하의의 큰 무늬만 호피무늬로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상의도 호피무늬였음이 환기되고 변화가 느껴지면서 단순히 무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 발산된다.

호피무늬의 크기를 변화해 코디네이션에 응용할 정도가 되면 사진 ①-6처럼 전체적인 호피무늬는 오히려 쉽게 느껴진다. 다만 이렇게 전체를 호피무늬로 입을 경우 다시 원점의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 부담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책은 어렵지 않다. 코트 하나 덧입어 가려주면 된다. 코트를 입되 앞을 열어서 입으면 열린 코트 안으로 작은 면적만 보이게 되므로 시각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오히려 포인트가 돼서 시선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이들이 얼마나 호피무늬에 애정을 가지고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 봤다.
하지만 돌체 앤 가바나의 진짜 가치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이 이탈리안 남성 듀오 브랜드는 80년대에 의기투합하여 브랜드를 설립해서 30년도 채 되지 않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수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생겼다가 그해에 바로 사라지는 패션계의 현장에서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인형놀이
이 듀오는 잘 알려졌다시피 게이 디자이너들이다. 키가 작은 도미니크 돌체와 키가 큰 스테파노 가바나. 둘이 커플이었다가 결별했으며, 브랜드는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정말 사 입고 싶어진다. 그냥 저 먼 캣워크라는 별에만 존재할 것 같고 디자이너의 옷에 대한 어려운 세계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봤을 때 아름다운 옷들을 잘 만들어 낸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그들은 여성을 인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완벽한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바비 인형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인형놀이처럼 이 듀오는 마치 그 인형놀이를 아직까지 하고 있는 것 같다.

남자의 손으로 여성의 옷을 디자인하는 그들은 여성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다. 따라서 살아있는 여성이라면 당연히 고민되는 키나 살, 또는 하루 종일 입고 있을 때의 불편함 같은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단순히 봐서 아름다운 옷들만 생각해도 되는 것이다.

그러니 첫눈에 봤을 때 ‘아 예쁘다, 나도 입고 싶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과연 내가 입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부딪히게 만드는 것이다.

[출처 : 패션인사이트-기사원문보기]
라인-아래(477).jpg

첨부파일#1 : 돌체(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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