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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학문 매진에 채찍질
다양한 장르의 책 통해 창의력, 정보 습득
■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부산대학교 캠퍼스는 온통 짙푸른 녹음으로 깔려 있었다. 여름방학 기간이지만 공과대학 건물 내부에는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조현혹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로 향했다.
유기소재시스템공학 ... 섬유산업의 발전과 함께 오랜 전통을 함께 해 온 학문 분야다. 의류용 소재와 직물을 제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서부터 고부가가치 의류용 유기소재를 비롯한 첨단 산업용 유기재료 연구가 진행된다. 이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조현혹 교수의 연구실에는 전공 관련 서적이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책을 보고 있던 조현혹 교수는 유쾌한 미소로 기자를 맞으며 “지난 7월3일 (사)부울경산업용섬유산업협회(BITA)가 지식경제부로부터 정식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부터 자랑스레 전해줬다. 마지막 서류 절차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움직임과 함께 산업용 섬유의 저력을 펼쳐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산업용 섬유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인식과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차별화된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조현혹 교수는 이와 같은 맥락과 함께 현재 ▲SHMLS(Super High Modulus Low Shrinkage)산업용 PET섬유 ▲리사이클 PET섬유개발 ▲생분해성 PBS(Poly Butylene Succinate)섬유의 물성 개선에 대해 집중 연구중이다. 또 최근에는 형상기억소재의 요소기술을 검토하기 위해 동경공업대학을 방문하는 등 산업용 섬유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여념이 없다.
■ 8년만에 구한 책
1987년 조현혹 교수는 X-선 결정학을 배우기 위해 약 1년간 동경공업대학에 객원연구원으로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미야사카 교수의 전공이 X-선 결정학이었고 그 교수가 쓴 교재 내용을 공부할 때의 참고문헌 중에 ‘X-선 결정학(상, 하)’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은 당시 X-선 결정학의 바이블 정도로 여겨졌는데 절판되어 서점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으며, 필요에 따라 복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조현혹 교수는 그 책을 구하기 위해 동경 간다의 고서점을 구석구석 찾아 다녔지만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미야사카 교수의 책꽂이에 꽂혀있는 그 책을 차마 탐내지는 못하고 어느날 비교적 가깝게 지내며 얘기를 많이 나눴던 사또 선생의 책꽂이에서 그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현혹 교수는 사또 선생에게 “저 책이 저에게는 꼭 필요합니다”라고 했더니 그 당시에는 묵묵부답이었던 사또 선생이 8년 뒤에 정년을 맞으면서 조현혹 교수에게 선물로 주고 갔다.
현재 일본 땅에서 건너와 자신의 연구실 책꽂이 한 켠에 꽂혀져 있는 ‘X-선 결정학’을 볼 때마다 사또 선생이 자신에게 책을 넘겨주기까지의 8년간의 갈등을 헤아려보면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한 학자의 학문에 대한 아름다운 자세를 느낄 수가 있단다. 또 필요한 책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던 당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정말 저 책으로부터 내가 구하고자 하는 것을 많이 배웠는가’를 반문해 보며 때때로 학문 연구에 느슨해지려할때 스스로의 고삐를 당기게 된다고.
■ 균형감각을 가지고 책 골라 학자로서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공분야 서적 읽기에 바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편협된 독서로 인한 사고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 특정 분야에 대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기도 하고, 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즐겨보기도 한다. 섬유산업 관련 전문 책들을 다수 써 오면서 어느 한 분야에만 너무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때때로 머리의 회로가 막혀 정작 필요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았다는 조교수는 머리도 식힐겸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보면서 오히려 멋진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 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할 때 마다 마케팅, 트렌드, 환경, 문화, 경제학 분야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면서 새로운 정보도 얻는다.
특히 지난해 읽었던 론다 번의 ‘시크릿’은 “내면의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멋진 선물과도 같은 책이었다”며 대학원생들과 독서토론회를 가지며 자신의 내면 세계에 귀기울이는 소중한 경험을 가지기도 했다. 조교수는 여러 군데의 책방을 다니는 취미도 있다. 왜냐하면 한 서점에만 가면 그 서점이 선호하는 책 위주로 눈길이 가기 때문에 한 쪽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일부러 여러 서점을 다니며 균형 감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 최고의 지적 유희, 독서 조현혹 교수는 책을 정독하지 않는다. 일단 책을 한번 쭉 보고 난 후에 관심있는 페이지나 챕터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요즘 너무나 많은 책이 나오기 때문에 시간 배분상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다. 물론 책이 아주 흥미로우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도 한다. 또 가끔은 책도 좋지만 잡지를 즐겨 읽는다. 최근의 이야기가 짤막하되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진과 그래픽은 눈에 잘 들어와서 좋단다. 또 한국섬유신문은 업계의 최신 정보를 얻는데 아주 유익한 창구로 활용한다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는 시간 외에 오로지 책과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조현혹 교수는 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다른 취미 활동들은 대부분 시들해 지지만 혼자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독서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지적 유희를 가져다 준다. 전과 달리 요즘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책은 나에게 친구요, 재산이요, 생명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출처 : 한국섬유신문 - 윤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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